백월의 주변 해역엔 장거리 항해시 도움이 되는 섬들이 곳곳에 솟아 있다. 이 섬들에는 항구가 설치돼 있으며, 항해자들은 이곳에 머물며 정비를 하거나 풍랑을 피할 수 있다. 섬에는 항해자들이 머무는 데 필요한 것들을 조달해주는 인원이 배치돼 있는데 이들은 섬이 속해 있는 지방에서 보낸 일종의 특수근무자들이다. 이들은 대개 1개월 내지 3개월마다 교대가 이루어진다. 각 섬에는 등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설치된 등대는 꼭대기마다 색깔이 다른데 이것은 등대의 색을 구별해 방위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섬들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흩어져 잇다. 이로 인해 백월에서 한참을 항해해 나가야만 완전한 수평선을 볼 수 있다.
이 섬들은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 백월인들이 만든 인공 섬이다. 섬을 만들 곳에 부표를 띄워놓고 그 자리에 돌을 쏟아 붓는 방식으로 터를 잡은 다음 그 위에 흙을 부어 땅을 다졌다. 그리고 항구를 건설하고 관리소를 지어 섬을 관리할 인원을 묶게 했다. 이 작업은 터를 잡는 데만도 수세기에 걸쳐 이루어졌다. 얼마나 거대한 사업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때 해적이 들끓어 군사를 배치했었으나 해적들이 사라지면서 주둔병력을 철수시켜 지금은 특수근무자들만 남아 있다. 이를 틈타 야마토가 침공해왔다.
야마토는 섬마다 배치된 군사력이 백월을 정복하는 데 있어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군사력을 거둘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병력을 주둔시킨 원인인 해적들을 매수하기로 결심한다. 야마토는 해적들에게 노략질로 벌어들이는 수입보다 더 큰 돈을 주거나 그들을 자국으로 받아주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해적들은 자신들이 하는 노략질을 그만두게 되었고, 개중엔 야마토의 해군에 자원입대한 이들도 있었다.
백월은 해적이 사라지자 병력을 본토로 불러들였고, 야마토는 이를 놓치지 않고 주변 섬들을 불법점거해 백월의 해상무역을 원천봉쇄했다. 이로 인해 백월은 차차 말라갔고, 결국 야마토에게 패해 식민지가 되었다.
애라하의 조부는 이렇게 될 것을 미리 예견하고 섬에 주둔하고 있는 병력을 본국으로 돌리는 데 반대하였으나 그의 의견에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이 거세어 병력철수를 막지 못했다. 그녀의 조부는 안타까운 현실에 한탄하며 해율단으로 망명한다. 그리고 백월은 유구한 역사의 맥이 끊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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