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싸움
백월의 전통놀이. 총과 흡사한 모양으로 깎은 나무에 고무줄을 걸고 방아쇠를 달아 쏠 수 있게 한 고무줄 총을 가지고 노는 놀이다. 놀이를 하는 아이들은 서로 패를 나누고 싸움을 벌여 우열을 가린다. 이 놀이는 처음에 나라에서 권장했던 놀이였다.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기에 백월의 조정은 전쟁 중 일어난 의병들의 전투력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뛰어났던 것을 보고 유사시에 다시 이러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훈련을 시켰다. 그러나 바쁜 생활 와중에 중간중간 훈련까지 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백성들 사이에서 불평불만이 터져나왔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놀이였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도 전투력을 높이는 효과를 꾀할 수 있는 아주 적절한 방안이었다. 여기에 문제가 되는 것은 놀이에 필요한 도구들이었다. 칼이나 창 같은 것들은 나무를 깎아서 만들면 그만이었지만 총은 그렇지 못했다. 당시 신진문물이었던 총은 주력무기로 급부상하였지만 쉽사리 본떠 만들기도 어렵거니와 값비싼 화약이 필요했으며 탄의 속도를 놀이의 취지에 걸맞은 힘으로 조절해 발사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에 고민하던 백월의 조정은 파해법을 찾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백월의 속국이었던 하동난국에서 해답을 얻었다. 하동난국은 열대 기후에 속하는 나라로 특산품 중 고무가 가장 유명한 나라였다. 이 고무는 속국이었던 하동난국에서 백월에 진상하던 특산품이었는데 수요가 적어 백월에선 더 이상 받지 않는 상품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창고에 처박혀 썩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고무를 한 관리가 발견하게 되고 이를 유심히 관찰한 그 관리는 고무를 이용해 고무줄을 만들고 그것을 장전할 고무줄 총을 만든다. 그는 즉시 조정에 자신이 만든 장난감을 보여주었고 조정에선 이를 채택해 대량으로 양산하였고 백성들에게 보급하여 폭력적이지만 폭력적이지 않은 총싸움을 널리 퍼뜨렸다.
정민은 어렸을 적 총싸움을 굉장히 잘했다. 아버지가 만들어준 강력한 고무줄 총도 한 몫을 한 건 있지만 정민의 실력이 뛰어난 게 더 컸다. 그래서 한때 동네 아이들이 정민을 왕따 시켰던 적도 있었다.
나중에 정민은 발군의 사격솜씨로 애라하와 적군에게 포위당했을 때 무사히 빠져나오게 된다.